계획의 함정 - 계획을 효율적으로 세우는 방법
목표를 세우기 위해 우리는 늘 계획을 하지만,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당신은 늘 그 이유로 당신의 의지 부족을 들지만, 정말 당신의 의지가 그렇게 약할까? 의지는 유연한 존재다. 당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에 대해서는 자는 시간이 아까울 정도로 넘쳐나고, 하기 싫은 일에 대해서는 삶의 목적이 궁금해질 정도로 없어지는 게 의지라는 녀석이다.
한 번 떠올려보자. 당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일에 대해 세운 계획들, 그리고 하기 싫은 일에 대해 세운 계획들 - 이 둘 중 어느 쪽의 성공 비율이 높은가? 만약 정말로 당신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이유가 의지 부족이라면 이 비율에 상당한 차이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대다수의 독자들은 비슷하다고 말할 것이다. 왜 그럴까?
당신의 문제는 의지 부족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간의 의지, 우리가 결코 쉽게 봐서는 안되는 존재다. 그렇다면 당신은 왜 항상 계획대로 행동하지 못할까? 이 공식에서 '의지'라는 변수가 빠진다면 남은 건 '계획'밖에 없다. 즉, 당신이 세운 계획에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오늘은 계획을 효율적으로 세우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자.
완벽주의자의 실수, 오버플래닝(over-planning)
완벽주의자들은 말한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시간 단위로 꼼꼼한 계획이 필요하다고. 그 완벽주의자가 혼자 사는 세상에서 혼자 진행하는 프로젝트라면 모르겠지만, 다른 사람들이 있는 사회에 살고 있다면 이는 엄연한 오버플래닝(over-planning)이다. 오버플래닝이란 말 그대로 너무 과하게 목표를 구체화하는 것이다. 최소 몇 달은 걸릴 프로젝트의 하루 계획이 2줄을 넘어간다면 한 번 오버플래닝을 의심해보자. 그런데 왜 오버플래닝, 즉 과도한 꼼꼼함이 문제가 될까?
변수. 아무리 작아도 우리의 인생을 완전히 뒤바꿔놓을 수 있는 힘을 가졌으며, 우리는 살아가면서 너무나 많은 변수를 경험하게 된다. 그런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모여 일하는 회사. 또 그 회사들로 이루어진 생태계. 그런 생태계들이 엉켜서 돌아가는 사회.
그런 사회의 일부인 당신이 변수 하나 없이 몇 달 짜리 프로젝트를 진행할 자신이 있는가? 갑자기 가족이 아프다거나, 전혀 예상하지 않았던 세금 문제가 발생해도 아무 차질 없이 당신의 계획을 진행할 자신이 있는가? 뭐 당신은 그럴 수 있다만, 대부분의 프로젝트는 팀으로 한다는 걸 생각해보자.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상황이 오면 일을 하는 속도나 품질 - 이 둘 중에 하나는 떨어지게 된다. 이를 막으려면 시간을 더 주는 수밖에 없으며, 시간을 더 주는 건 프로젝트 일정에 여유가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실전주의자의 방심, 언더플래닝(under-planning)
2017년까지 월 200만 원 이상의 수익을 창출한다. 필자가 작년 초에 블로그로 제휴마케팅을 시작하며 세운 계획으로, 이루지 못한 수많은 계획들 중 하나다. 돈에 환장했던 그때도, 돈에 조금 덜 환장하는 지금도 결코 필자는 이게 과한 계획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계획이 실패한 이유는 계획이 저 한 줄이었기 때문이다. 즉, 언더플래닝(under-planning)을 한 것이다.
언더플래닝이란, 오버플래닝과 반대로 계획을 너무 추상적으로 세우는 것을 말한다. 최소 몇 달은 걸릴 프로젝트의 목표, 그리고 그 목표를 이루는 과정까지 정리한 문서가 A4 한 장 안에 들어간다면 100% 언더플래닝이다. 오버플래닝과 달리 이쪽은 왜 문제가 되는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고 있을 것이다. 계획은 미래에 할 일을 적어놓는 것인데, 그 미래에 할 일이 무엇인지 도저히 찾아볼 수가 없다. 이건 plan이 아니라 goal이다.
제대로 된 계획을 세워보자 - 계획의 요소
걱정 마라. SMART같은 뻔한 소리는 안 한다. 이미 백만번쯤 읽어본 걸 또 읽는 독자의 심정 잘 알고 있으니 '계획의 요소를 설명한다'는 교과서적 접근이 아닌 '계획의 요소를 설정하는 방법을 설명한다'는 FM적 접근으로 들어가보겠다. 혹시 SMART 계획법을 모른다면 30초만 투자해서 아래 링크로 읽어보는 걸 추천한다.
이제 계획을 세워보자. 먼저 최종적인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이 도전을 성공한다면 당신은 이전의 인생과 어떻게 달라지고 싶은가? 부, 명예, 자신감, 등 지금의 나에게 가장 탐나는 요소를 목표로 삼는 게 좋다. 예를 들어 부를 누리고 싶다면 '언제까지 얼마를 벌겠다', 명예를 누리고 싶다면 '누구에게 어떤 평가를 받아내겠다' - 이런 식으로 말이다.
그 다음에는 위에서 설정한 목표를 이룰 과정(마일스톤)을 계획해야 한다. 예를 들어 '아이폰 생태계를 만들어 억만장자가 된다'가 최종적인 목표였다면 그의 마일스톤은 '아이폰을 만든다', 'iOS와 앱스토어를 만든다'라고 할 수 있다. 이때 마일스톤이 너무 세분화되지도, 너무 추상화되지도 않게 주의해야 한다. 전자의 경우는 단계가 너무 많아 쓸데없이 시간을 허비할 것이고, 후자의 경우는 한 단계를 완성하는 데 시간이 많이 들어서 시작할 엄두도 안 날 수 있다.
이제 마지막이다. 2번째 과정에서 세운 마일스톤들을 하루 단위, 또는 주 단위로 쪼개면 된다. 당신과 당신의 팀원들이 실질적으로 참고할 계획이니 그만큼 신경을 써줘야 한다. 이때 중요한 건 언제나 그렇듯이 '여유'다. 일을 하다보면 꼬일 수도 있고, 새로운 기능을 넣어야 될 수도 있는데 데드라인이 코 앞이라면 출시일에 내놓을 완성품이 없게 된다. 예를 들어 마일스톤 '아이폰을 만든다'는 '본체를 디자인한다', '부품을 디자인한다', '조립한 뒤 호환성을 확인한다' 등의 업무로 쪼갤 수 있겠다.
이상이다. 계획은 다 세웠으니 이제 그 계획대로 실천하는 일만 남았다. 건투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