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time

시간은 모든 재화의 결제 수단이다

MJ SUNG 2018. 2. 14. 12:00

돈, 명예, 성취감... 수많은 이들이 갖고 싶어하는 것으로, 3가지 모두 얻을 수도 있고, 잃을 수도 있으며, 누군가와 주고 받을 수 있는 재화의 성질을 띈다. 그런데 우리는 왜 이 '재화'에 대한 욕구를 갖고 있을까?

우리는 흔히 시간이 돈이라고 말한다. 이는 역사적으로 증명된 상식이며, 돈 뿐만 아니라 모든 '재화'는 시간을 투입함에 따라 얻을 수 있다. 다만 우리가 항상 놓치고 있는 시간의 기능이 있다. 바로 '재화'를 이용해서 혜택을 볼 수 있게 해주는 것. 만약에 어떤 악마가 당신의 계좌에 1,000억 원을 입금해주는 대신, 정확히 24시간 뒤에 심장마비로 죽이는 거래를 제안한다면 당신은 받아들이겠는가?

여기서 대다수의 독자들은 거절했을 것이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그 돈을 이용해서 어떤 혜택이든 보고 싶다면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시간은 모든 재화의 결제 수단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사례를 통해 알아보자.

돈의 결제 수단, 시간

만약 당신이 위의 거래에서 돈을 선택했고, 100억 원대의 수퍼카를 산다고 치자. 이때 당신이 수퍼카를 구매함으로서 해결하고 싶은 니즈는 무엇인가? 수퍼카를 소유하고 있다는 자신감, 수퍼카를 운전하는 경험, 주변인들로부터 받는 평가... 이렇게 수퍼카로 인해서 '얻을 수 있는 혜택' 때문에 사는 것이지, 수퍼카 그 자체를 위해서 사는 것이 아니다.

W 모터스의 100억 원대 수퍼카, Lykan HyperSport

위의 시나리오대로 정말 24시간 밖에 이런 혜택을 누리지 못한다면, 당신은 '수퍼카'라는 상품이 내재하고 있는 가치를 100% 뽑아내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돈으로 구매한 상품으로 인해 누릴 수 있는 모든 혜택을 온전히 보고 싶다면, 그걸 할 만큼의 시간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생각해보자. 슈퍼카를 소유하고 있다는 자신감을 누리기 위해서도 시간이 필요하며, 수퍼카를 운전하는 경험을 즐기기 위해서도 시간이 필요하며, 무엇보다 주변인들로부터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가장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수퍼카를 사기 위한 돈의 결제는 이미 끝났지만, 그 수퍼카로부터 혜택을 누리기 위한 시간의 결제는 현재진행형이다. 즉, 어떻게 보자면 돈으로 수퍼카를 구매한 첫번째 결제가 아직 끝나지 않은 것과 같다. 당신이 원하던 상품은 이미 결제됬지만, 그 상품으로부터 궁극적으로 원하던 혜택들은 아직 결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즉, 시간은 돈의 결제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명예의 결제 수단, 시간

최근 입대 연기 의혹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지드래곤. 그는 작년에 월드 투어를 진행한 바 있는데, 북미 8개 도시에서만 티켓 판매로만 800만 달러의 수익을 냈고, 투어를 다니는 동안 그의 콘서트에는 총 48만여 명의 관객이 자리했다. GD를 비롯한 모든 탑스타들은 이런 천문학적인 인기와 명예를 누리고, 그 인기로부터 유형, 무형의 각종 혜택들을 보고 있다.

여기서 GD는 본인의 '인기'를 이용하여 '수익'이라는 가치를 창출했다. 물론 이렇게 수익을 창출하는 과정에서도 시간이 필요하다. 시간이 없는데 어떻게 음악을 제작하고, 그 음악을 발매하고, 그 음악으로 콘서트를 하고, 월드 투어를 다니겠는가? 만약 GD에게 시간이 없다면 본인의 인기를 '인기 그 자체'로만 즐길 수 있는데, 생각해보자. 당신이라면 팬들을 만나서 직접 확인할 수 조차 없는 인기를 그저 갖고 있는 것에 의미를 느끼겠는가? 

따라서 본인의 명예에 조금이라도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면 그 명에를 통해 가치를 창출해야 하는데, 명예를 통해 유형의 가치든, 무형의 가치든 얻어내고 싶다면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즉, 시간은 명예의 결제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성취감의 결제 수단, 시간

느끼기 힘들겠지만, 성취감 역시 돈, 명예와 마찬가지로 일종의 '재화'적인 성질을 갖고 있다. 본인의 일을 끝냈을 경우 성취감을 얻을 수 있고, 일을 끝내지 못했을 경우 이전의 성공으로 얻었던 성취감을 잃을 수 있고, 누군가와 경쟁 중에 있다면 나의 성취감 상승은 상대의 성취감 하락으로 이어지니 성취감이라는 가치를 이동시키는 것 또한 가능하다.

또, 무엇보다 재화의 핵심적인 기능인 '다른 가치로의 교환'이 가능하다. 필자의 경우 블로그 포스팅을 쓰면서 힘들 때마다 온라인 마케팅을 이용해 첫 수익을 올린 날의 성취감을 떠올리며 동기 부여, 즉 정신적 에너지를 받는다. 이때 필자는 '성취감'이라는 재화를 이용하여 '정신적 에너지'라는 가치를 창출한 것이며, 이 과정을 성취감의 결제라고 할 수 있다. 실질적으로 새로운 목표를 이루는 데 도움이 되는 건 성취감 그 자체가 아니라 성취감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동기 부여'이기 때문이다.

즉, 시간은 성취감의 결제 수간이라고 할 수 있다.

아무튼 시간은 소중하다

시간은 모든 재화의 결제 수단으로, 우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 양이 한정되어 있다는 한계가 있다. 또한 모든 이들에게서 일정한 속도로 깎여나가는 게 시간이므로 아껴 쓰는 것 또한 불가능하며,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오직 그 시간을 최대한 잘 활용하는 것밖에 없다.

명심하자. 시간관리는 시간의 흐름을 관리하는 것도, 시간의 씀씀이를 조절하는 것도 아니며, '그 시간 동안 내가 무엇을 할 것인가?', 즉 우리의 의지를 관리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