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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없어서 시간을 절약한다?

MJ SUNG 2018. 2. 15. 12:00

구글에 시간관리를 검색하면 10개 중 9개의 검색 결과는 '시간을 아끼는 방법'과 관련되어 있다. 상위에 노출된다는 건 사람들이 원하는 검색결과라는 뜻이므로 '10명 중 9명의 사람들은 시간이 없어서 시간을 절약한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하긴 뭔가 부족하다고 느껴질 때, 그 존재를 절약하려 하는 건 가장 직관적이며, 가장 효과가 빠른 방법이다. 매일 100만 원씩 쓰던 사람이 지출을 50% 줄인다면 지금 당장 하루에 50만 원, 즉 1년에 1억 8250만 원을 더 버는 것과 같은 효과가 난다.

하지만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건 '가장 효과적이지 않은 방법'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만약 위의 사례에서 지출을 줄이는 대신, 주말을 이용하여 사업을 시작해서 수입을 일 50만 원씩 늘렸다고 치자. 처음에는 그 효과가 같겠지만, 이쪽은 그 효과가 점점 증가한다는 점이 다르다. 생각해보자. 이미 연 수입 1.8억 원을 달성한 사업가에게 2억, 3억... 그 이상으로 이익을 키우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일까? 지출을 줄인 사람은 1년 뒤에도 하루에 50만 원씩만 효과가 나겠지만, 수입을 늘린 사람은 1년 뒤 다니던 직장에서 나왔을지도 모른다. 더 이상 일할 필요가 없으니까.

물론 시간도 마찬가지다. 시간의 양을 늘릴 수 없다는 점은 돈과 다르지만, 단순히 시간을 절약하려는 시도는 효과적이지 않다는 점에서는 똑같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시간이 없다'는 문제를 본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

'과잉 목표'로 한계를 깨는 방법

엘론 머스크. 그는 현재 테슬라와 SpaceX의 CEO로, '불가능해 보이는 것에 도전하는 사업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머스크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필자는 그가 '목표를 설정하는 방법'이 그의 성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그가 설정하는 목표들을 당시의 시대상에 비추어 보면 그야말로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 비현실적이다. 머스크는 인터넷이 지금과 같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전에 인터넷 은행을 만들었고, 전기 자동차라는 걸 모르는 사람이 더 많았을 때 테슬라의 CEO를 맡았으며, 2년 전에는 2025년까지 화성에 사람을 보내겠다는 선언을 했다.

물론 머스크도 이렇게 과한 목표를 언제나 성공시키지는 못했다. 테슬라의 첫 전기차인 로드스터는 2007년 출시를 목표로 했지만, 결국 2008년으로 미뤄지고 말았으며, SpaceX 역시 창업 초기에는 3번 연속으로 로켓 발사가 실패하면서 망할 위기에 처했지만, 4번째 발사가 극적으로 성공해 다시 살아나게 되었다.

그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렇다. 아무리 비현실적이고 과하더라도 일단 그런 목표를 세우면 우리는 그걸 이루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며, 이 노력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의 한계를 깰 수 있다. 물론 한계 이상으로 잡은 목표이므로 실패를 많이 경험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예를 들어 5가 나의 한계인데, 10을 계획했다면 7만큼만 해서 실패할 확률이 더 크다. 즉, 실패하더라도 당신의 한계는 늘어난다는 뜻이다. 모두들 꿈을 크게 꾸자.

시간이 없어서 못 한다 = 하기 싫다

운동, 피부관리 등을 하지 않는 사람에게 그 이유를 물어보면 70%는 '시간이 없다', 10%는 '귀찮다' 10%는 '필요성을 못 느낀다', 그리고 나머지 10% 정도는 정말 할 능력이 안된다고 답할 것이다. 실제로 진행한 설문조사는 아니지만, 구체적인 비율이 어떻게 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처음의 3개 답변인 '시간이 없다', '귀찮다', 그리고 '필요성을 못 느낀다' - 모두 그냥 '하기 싫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당신이 이 3가지 중 하나의 이유로 청소를 하지 않고 있다고 치자. 누군가가 청소를 하면 10억 원을 준다고 해도 가만히 있을 것인가?

한 번 평가해보자. 당신의 인생이 얼마나 바쁜지를 1에서 10까지의 수로 나타내면, 몇 정도가 되겠는가? 이 질문에 5 미만의 수를 생각한 독자는 아마 없을 것이다. 아무리 한가한 인생이라도 그게 본인의 인생이 되는 순간 천문학적으로 바쁘다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의 일종이다. 하지만 그렇게 바쁘다면서 당신이 하고 싶은 일은 잘만 하고 다닌다.

이는 시간의 유연성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몇 년만에 만나는 친구와 약속을 잡아놓은 날에는 일이 퇴근 2시간 전에 끝나고, 집에 들어가기 싫은 날에는 일을 아무리 해도 끝나지 않는다. 둘의 업무량은 같은데도 말이다. 따라서 이렇게 말할 수 있겠다. 인간은 뭔가를 하고 싶을 때, 무슨 수를 써서라고 그걸 할 시간을 만들며, 뭔가를 하기 싫을 때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걸 하지 않을 변명을 만든다고 말이다.

하기 싫은 일을 할 시간을 만드는 법

사실 '하기 싫은 일'을 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하고 싶은 일'로 바꾸는 것이다. 심리적 보상을 사용하든, 강제력을 동원하든, 어떻게든 그럴 방법이 있다면 그렇게 하라. 하지만 이는 매우 어려운 일로, '시간관리'만 수백 번이 넘도록 검색해본 필자도 갖고 있지 않은 능력이다. 어떤 일을 하기 싫다는 건 '내 가치관에 의하면, 그건 중요하지 않은 일이다'는 뜻인데, 본인의 가치관을 무시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생각해보자. 당신이 오늘 이제까지 한 일들을 떠올렸을 때, 하고 싶어서 한, 즉 '의지에 의한 일'이 더 많은가, 아니면 반드시 해야만 되서 한, 즉 '필요에 의한 일'이 더 많은가? 어느 쪽이 더 많은지는 중요하지 않다. 여기서 중요한 건 인간이 반드시 하고 싶어야만 일을 하는 건 아니라는 사실이다. 따라서 하기 싫은 일을 하는 건 매우 간단하다. '필요성'만 부여하면 된다.

어떤 일에 대해서 필요성을 부여하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은, 시간표의 마지막에, '하고 싶은 일'의 뒤에 처리하도록 넣어버리는 것이다. 오늘 계획되어 있던 10개 중 9개의 목표를 이뤘다면, 그 정신적 모멘텀을 이용해서 마지막의 '해야 하는 일'을 손쉽게 끝낼 수 있기 때문이다.

아니면 그냥 그 결과를 감수하고, 안 하면 된다. YOL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