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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을 본질적으로 올리는 방법

MJ SUNG 2018. 2. 20. 12:00

"수익률 400%, 마감 임박!" 부동산 투자를 권유하는 전단지의 99%는 이런 식이다. 이는 그만큼 고객에게 잘 먹힌다는 의미이자, 투자자들에게 어떤 상품을 바라보는 가장 중요한 가치는 수익률과 희소성이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또 사람들이 본인의 자본을 투자할 때 수익률을 가장 중요시 한다면, 시간을 투입할 때는 그의 효율을 가장 중요하게 여길 것이다.

시간관리에서 효율이란 '투입한 시간과 얻어진 결과의 비율'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효율을 올리는 방법은 크게 일의 양(투입되어야 하는 시간)을 줄이는 것, 또는 얻어지는 결과를 늘리는 것 - 이렇게 2가지의 범주로 나눌 수 있다. 오늘은 전자의 방법을 실질적으로 어떻게 실행하는지에 대해서 알아보자.

이 일을 반드시 내가 해야 하는가?

우선 본인에게 이 질문을 해보자. 예를 들어 동료가 당신에게 A 업무를 부탁했다고 치자. 당신이 여기에 'Yes'라고 답했다면 당신의 일이 되겠지만, 'No'라고 답하면 '안 해도 되는 일'이 되어버린다. 하지만 막상 동료의 부탁을 거절하는 건 힘들다면, 이렇게 생각해보자. 당신이 A 업무를 해주겠다고 말하는 건, 그 시간에 당신의 업무인 B를 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또 '나의 일은 반드시 나만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버리자. 만약 당신이 비서를 고용했다고 치자. 이 비서에게 보고서 작성을 맡긴다면 물론 처음에는 그 업무의 담당자인 당신이 작성한 것에 비해 퀄리티가 떨어지겠지만, 모두들 알다시피 인간의 적응력은 뛰어나서 세번째, 네번째 보고서 부터는 당신의 퀄리티를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이건 '나태함'이 아니라 '역할 분담'이다.

이렇게 꼭 해야 되는 일이 아니거나, 그 일의 담당자가 본인이 아니어도 되는 일은 깔끔하게 거절하라. 죄책감이나 아쉬움이 든다면 '이런 것들은 나의 소중한 시간을 차지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면 된다. 비서를 고용하느라 돈이 많이 든다면, 당신의 늘어난 효율을 이용해 그만큼 더 벌면 된다. 하지만 꼭 하지 않아도 될 일을 처리하는 데 시간이 든다면, 그 시간을 다시 벌 방법은 없다는 점을 명심하자.

이 일이 자동화될 수는 없는가?

인간은 맥락의 동물이다. 맥락을 인간보다 잘 파악하는 동물은 없으며, 그 맥락을 이용해 여러 사건의 공통 분모를 찾아내고, 그 규칙성을 바탕으로 업무를 자동화하는 동물은 인간밖에 없다. 이는 인간의 대표적인 강점 중 하나로, 우리가 시간관리에서 더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할 도구들 중 하나이다. 다만 실제로 어떤 일을 자동화시키기 위해서는 초기에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데, 이때 자동화를 함으로서 얻게 되는 손익을 잘 따져봐야 한다.

예를 들어 자동이체를 설정하는 데 2시간이 걸리고, 자동이체를 하지 않아서 매달 일일히 모든 금융 업무를 보는 데 30분이 걸린다면 어느 쪽이 이득일까? 당연히 지금 당장 90분의 손실을 보더라도 장기적으로 한 달에 30분씩 이득을 보는 쪽이 낫다. 하지만 7개의 은행을 사용 중인 관계로 자동이체를 설정하는 데 10시간이 걸린다면 어떨까? 이 경우에는 초기 비용을 회수하는 데만 20달, 즉 1년 8개월이 걸린다. 그 안에 직장이 바뀌거나, 당신의 수입 구조가 바뀔 확률을 생각해보면 자동화하지 않는 쪽이 나을 수도 있다.

이 일을 반드시 지금 처리해야 하는가?

수많은 '시간관리 전문가'들은 말한다. 잡무는 지금 당장 처리하라고. 하지만 정말로 그렇게 하는 게 시간적으로 이득일까? 당신이 지금 업무중이라고 생각해보자. 마침 스마트폰에 이메일이 왔다는 알림이 뜬다. 이때 그 이메일을 지금 당장 처리함으로서 이전에 하고 있던 업무 흐름을 끊는 게 시간이 덜 걸릴까, 아니면 기존의 업무를 마치고 이메일을 확인하는 게 시간이 덜 걸릴까? 당연히 후자가 낫다.

물론 '이건 일을 미루는 것과 뭐가 다른가?'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당신의 생각이 맞다. 일을 미루는 거다. 하지만 '지금 처리하기 싫다'는 감정적인 이유로 미루는 게 아니라, '지금 처리하는 것보다 나중에 처리하는 게 시간적으로 이득이다'는 이성적인 판단 하에 미루는 것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정해진 시간 내에 할 일이 남아있다는 건 심적으로 편안하지 않다는 거, 필자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이런 불확실성에 적응해야만 시간을 남들보다 더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자.

부든, 명예든, 시간이든 불확실성을 감당하는 사람에게 가장 큰 수익이 돌아오기 마련이다. 창업 중 가장 위험하다는 '스타트업'이 가장 크게 성공하고, 가장 불안정하고 삶을 감당해내는 사람들이 가장 큰 인기와 명예를 손에 쥐게 되며, 가장 불확실한 시간관리를 하는 사람에게 가장 효율적인 삶이라는 게 돌아간다. 리스크를 감당하는 건 편안함을 버리는 행위이자, 완전한 자유를 향한 여행의 시작이다.

그래도 남아있는 일은 지금 해야 된다

다만 위의 3가지 테스트를 모두 통과한, 당신의 시간을 차지할 자격이 되는 일들은 절대로 미루지 마라. 필자가 오늘 제시한 3가지의 질문은 일의 양을 줄이기 위함이지, 핑계를 만들기 위함이 절대로 아니라는 점을 알아두자. '이 일을 지금 하면 비효율적인 이유'에 이성적인 논리를 전혀 찾아볼 수 없다면, 쉽게 말해 그 이유로 남을 설득할 수 없다면 그건 100% '하기 싫어서' 안 하고 있는 것이다. 혹시 그런 이유로 이 글을 읽었다면, 더 이상 당신의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업무로 돌아가자.

이 글을 읽는데 투입된 시간 5분이 가치있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