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를 마칩니다

안녕하세요. 지난 한 달간 '1시간은 70분이다' 블로그를 운영해온 데미언입니다. 그간 시간관리에 대한 자료를 이것 저것 찾아보고, 이에 관한 제 주관을 밝히며 제 인생의 전환기를 맞은 느낌이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매일매일 글을 쓰다 보니 '세상을 바꾸고, 부자가 되자는 내 인생 목표를 언제쯤 달성할 수 있을까?' 라는 막연한 의문이 들었습니다.

물론 작년에 쓰던 블로그에서도 아직 수익이 발생하고 있어 뜬구름 잡는 소리는 아니지만, '내가 블로그라는 틀에서 벗어난다면 더 빠르게, 더 혁신적으로 세상을 바꾸고, 더 많은 부를 쌓을 수 있을 것이다'는 결론으로 저 자신과의 토론을 마쳤습니다.

제 블로그를 사랑해주신 독자 여러분께는 죄송하지만, 본 글은 이 블로그의 마지막 글이 될 것 같습니다. 이제 저는 제 인생 목표를 이루러 가겠습니다. 대신 제가 인상적으로 봤던 책 한 권과, 그간 조사했던 자료 중 기억에 남는 몇 가지를 남겨드리겠습니다. 안녕히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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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로 알아보는 시간관리

In Time. 2011년 개봉한 미국의 SF 영화로, '시간이 곧 돈'이 되는 세상을 그린 작품이다. 시간과 인생의 관계를 직접적으로 보여줌으로서 그 소중함을 전달하려는 메세지를 담고 있는데, 시간과 돈이 그렇게 비슷하다면 돈을 관리하는 '재테크'와 시간을 관리하는 '시간관리'에 공통점이 있지 않을까? 필자는 이런 생각으로 이 글을 쓰게 됬다.

인 타임 - 나무위키 (클릭)

목표가 필수적이다

재테크는 한자 '財'와 'tech'의 합성어로, 본인의 자본을 운용하여 수익을 내는 것을 말한다. 이런 재테크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당연히 '목표'라고 할 수 있다. 파일럿이 목적지를 알아야 비행기를 조종할 수 있듯이, 우리도 돈을 얼마나, 언제까지, 왜 만들어야 하는지 알아야만 유의미한 수익을 낼 수 있다. 예를 들어 '가족 여행을 위해 내년 7월까지 500만 원을 만들겠다'와 같은 식으로 말이다.

이렇게 목표가 필수적이라는 점은 시간관리에서도 마찬가지다. 시간관리는 본인에게 주어진 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쓰는 것인데, 이렇게 되면 당연히 같은 시간 동안 일했을 때 '남는 시간'이 생기게 된다. 이 남는 시간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부분이 명확해야만 우리는 시간관리를 시작하게 된다. 계획되지 않은 우연한 소득이 들어오면 우리는 본능적으로 이를 '가장 좋아하는 비생산적인 일'에 사용하게 되는데, 우리는 이 본능을 알기 때문에 이 잉여 소득을 어디에 사용할지에 대한 계획, 즉 목표를 세우기 전까지는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중반 쯤, 필자는 1일 1포스팅을 하기 위해서 일어나는 시간을 7시에서 1시간 앞당기게 된다. 그 결과, 필자의 생활 리듬은 '아침 6시'에 시작하게 되었고, 1일 1포스팅을 하는 동안은 그 잉여 소득인 '1시간'을 어디에 쓸지가 분명했지 때문에 계획대로 매일 아침, 블로그 포스팅을 쓸 수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기존의 블로그 수익 구조가 부실하다고 생각한 필자는 잠시 블로그를 쉬기로 했다. 그렇게 그 '1시간' 동안 할 일이 없어져 버리니 마법같이 아침준비가 그 시간을 차지해버렸다.

하면 할수록 쉬워진다

모든 것은 서로를 끌어당긴다. 뉴턴이 중력을 증명하기 위해서 정립한 개념 '만유인력의 법칙'인데, 이는 단순히 물리학 뿐만 아니라 돈, 시간에도 적용할 수 있다. '재산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그 재산을 어딘가에 투자하기가 용이해지며, 그럴수록 발생하는 수익이 늘어나고, 그 수익은 다시 재산으로 간다'는 아주 효율적인 선순환 루프, 일명 규모의 경제가 생긴다. 이는 상식에 가까운 내용이지만, 시간에 이를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은 모르는 이들이 더 많다.

돈이 돈을 낳는다. 돈이 돈을 번다.

- 존 레이

그 이유는 분명 같은 효과가 생기기는 하지만, 그 원리가 다르기 때문이다. 재테크에서는 돈 자체의 인력이 이 법칙의 원인이었다면 시간관리에서의 원인은 본인의 '시간관리 능력'이 올라가는 것, 그리고 시간 자체의 인력 - 이렇게 복합적이다. 시간관리를 하면 할수록 시간관리를 하는 능력이 늘어나고, 그렇게 더 효율적으로 살게 되면 여유, 즉 '남는 시간'이 생기면서 시간관리를 하는 게 더 쉬워지는 것.

구체적인 방법론에는 개인차가 있다

필자는 예전에 운영하던 블로그에서 재테크를 게임에 비유한 글을 쓴 적이 있다. 당시에 썼던 문장이 꽤나 인상적이어서 그대로 인용하겠다. '게임을 할 때, 당신과 상대편의 전략이 같은가, 다른가?' 재테크도 마찬가지다. x만큼의 수익을 내기 위해서 누군가는 지출을 극단적으로 줄일 것이고, 누군가는 주식, 부동산에 투자해서 수입을 늘릴 것이고, 누군가는 그 수익의 목적에 부합하는 보험 상품에 가입할 것이다. 이는 부자가 되는 방법이 하나가 아니라 사업, 부동산, 주식 등으로 나뉘는 이유이기도 하다.

같은 원리로, 시간관리에서도 이 개인차가 발생한다. 모두 '하루에 y만큼의 일을 더 한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누군가는 더 오랜 시간을 쏟을 것이고, 누군가는 기존과 같은 시간 동안 생산성을 올리는 방법을 사용할 것이고, 누군가는 y만큼의 일을 다른 사람에게 맡길 것이다. 그 수단을 다를지 몰라도, 결과는 모두 'y만큼 일을 더 했다'로 같으며, 이는 마찬가지로 성공하는 사람들이 제시하는 시간관리 팁이 모두 제각각인 이유이기도 하다.

따라서 당신도 당신만의 시간관리를 해야 한다. 위에서 언급한 필자의 옛 블로그를 한 번 더 인용하자면, 재테크에서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실천 가능한 계획으로 쪼개기 위해서는 우선 현재의 상태를 분석하고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마찬가지로 시간관리에서도 내일은 어떤 일을 할 것인지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대로 내일을 살기 위해서는 지금 당신이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알아봐야 한다. 얼핏 보기에는 막연한 과제지만, 사실 꽤 간단하다.

지금 폰을 꺼내서 내일의 일과를 시작하는 시간부터 30분에 한 번씩 알람을 설정해놓자. 그리고 알람이 울리면, 그 시간에 무엇을 하고 있는지 솔직하게 메모해둔다. 페이스북을 하고 있었다면 그대로 '페이스북'이라고 적고, 유튜브를 보고 있었다면 그대로 '유튜브'라고 적으면 되는 아주 간단한 일이다. 이렇게 당신이 정말로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알아볼 수 있고, 덕분에 앞으로의 계획은 기존의 계획보다 두 배 이상 효율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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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관리의 함정

획일성. 인위적인 틀, 규격대로 행동하는 성질을 뜻한다. 이런 성질은 주로 우리가 잘 모르는 분야의 지식을 습득할 때, 그 분야의 전문가만을 맹목적으로 따르면서 나타난다. 물론 이게 언제나 나쁜 건 아니며, 의학과 같은 분야에서는 오히려 환자에게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실질적으로 '전문 자격'이라는 게 존재하지 않는 분야에서 발생한다. 이런 분야로는 대표적으로 '시간관리'를 들 수 있다.

획일적 시간관리의 한계

계획을 세워라, 멀티태스팅을 하지 말고 하나의 업무에 집중하라... 시간관리의 비결이라며 흔히 소개되는 획일적인 방법들이다. 물론 이러한 방법들을 실행한다고 해서 효율이 올라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분명히 이전보다는 효율이 올라가며, 따라서 100% 맞는 말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같은 시간 안에 더 많은 일을 해냈다는 것 하나만으로 '시간관리를 더 잘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구멍난 페트병에 물을 채워야 한다고 생각해보자. 같은 시간 동안 들어오는 물의 양, 즉 수압이 새어나가는 물의 양보다 크다면 페트병의 입장에서 흑자가 발생하면서 물이 채워진다. 하지만 페트병의 입구는 그 크기가 정해져있기 때문에 들어올 수 있는 수압에 한계가 있다. 따라서 페트병에 뚫린 구멍이 이 이상으로 커지는 순간, 아무리 물을 세게 틀어도 적자가 발생한다.

이제 이를 시간관리에 대입해보자. 직장인 F가 있다. F는 페이스북에 중독되어 있으며, 그 정도는 집은 물론 직장에서 일하는 10시간 중 3시간을 온전히 페이스북에 할애할 정도로 심하다. 이 중독 때문에 늘 야근에 시달리던 F는 위와 같은 '시간관리 팁'을 적용해서 퇴근시간까지 일을 끝마칠 수 있었다. 하지만 오래 하면 할수록 더 많은 사람들과 연결되고, 더 자주 뜨는 알림 때문에 더 많이 하게 되는 페이스북의 특성상 결국 3시간은 4시간, 5시간이 되었고, F는 이만 직장에서 해고되었다.

시간에는 유동성이 존재하지 않는다

만약 당신에게 낭비벽이 있어서 평소에 쓸 돈이 부족하다면, 사업을 통하든, 투자를 통하든 수입을 그만큼 늘리면 '돈이 부족하다'는 문제는 간단하게 해결된다. 또 당신이 게임에 중독되어 일할 시간이 부족하다면, 게임을 하지 않는 시간에 더 많은 일을 하는 방법으로 '일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문제 역시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양쪽 모두 그 문제가 두 배로 심각해지면 어떨까? 전자의 경우 돈을 그만큼 더 벌면 되지만, 인간이 보유할 수 있는 시간의 양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후자의 경우는 기존의 방법대로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시간에는 유동성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유동성이란, '재화를 얼마나 쉽게 거래할 수 있는가'를 나타내는 지표로, 쉽게 말하자면 '회전율'이다. 따라서 유동성이 높으면 쉽게 사고 팔 수 있고, 유동성이 낮으면 사고 파는 일이 어려우며, 유동성이 없다면 거래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시간은 이런 재화의 대표적인 예시로, 절대로 시간을 사거나 팔 수 없다는 사실을 독자들 모두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는 본 블로그의 첫 번째 글, '돈과 시간, 당신은 어느 쪽이 중요한가?' 에서 다룬 내용으로,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아래 링크를 참고하자.

 돈과 시간, 당신은 어느 쪽이 중요한가? (클릭)

'시간관리사 자격증'은 존재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자신이 잘 모르는 분야에 대해서 일종의 '심리적 자격증'을 만들곤 한다. 물론 실제로는 그 어떤 자격증도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그 자격증은 도대체 어떻게 얻는 것이며, 사람을은 무슨 근거로 그 자격증을 믿을까? 자격을 얻는 건 매우 간단하며, 이 자격을 얻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당신은 해당 분야에서 전문가 대접을 받게 될 것이다. 이는 시간관리 뿐만 아니라 '자격'이라는 개념에 애매한 모든 분야에서 써먹을 수 있으니 잘 알아두길 바란다. 당신의 이름 위에 '[해당 분야] 전문가'라는 타이틀을 달면 된다.

필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전문가'라는 타이틀을 한 번도 쓰지 않았을 뿐 사실상 블로그를 통해 시간관리 전문가 행세를 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분야에서는 몰라도, '시간관리 전문가'라는 사람이 준 팁이 정말 필자의 생산성에 큰 영향을 미친 적은 없다. 오히려 도움이 된 건 마케팅 전문가, 블로거 등 시간관리가 아닌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이 제공해준 팁이었다.

이는 시간관리가 마케팅이나 블로깅처럼 '단독적인 분야'가 아니라, 글쓰기처럼 다른 분야에 적용해야만 유의미한 결과물이 나오는 '활용을 위한 분야'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필력만 있고 전문 지식은 없는 작가들이 자기개발서를 쓰면 '실질적으로 어떻게 해야 자신을 개발할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론은 부실하고, 이론적이고 추상적인 노력, 열정, 끈기와 같은 단어가 자주 등장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당신의 시간은 당신이 가장 잘 안다

본인의 시간관리는 본인에게 맡기자. 이는 절대로 다른 사람들이 주는 팁을 무시하라는 뜻이 아니며, 오히려 잘 들으라는 뜻이다. 단지 남의 의견을 듣는 것과, 그 의견을 본인의 생활에게 적용하는 것 사이에는 당신의 판단력이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는 뜻일 뿐이다. 예를 들어 당신은 계획을 빡빡하게 세우는 편인데, 느슨하게 세우라는 전문가의 말을 들었다고 바로 후자의 방식으로 바꾸지 말고, 양쪽 모두 고려해본 뒤 당신의 판단대로 하라는 뜻이다.

생각해보자. '시간관리 전문가'들의 경우, 정말 매니저, 비서 등 시간관리를 직접적으로 다루는 사람들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렇다면 이들 중 대다수는 각자의 업에 맞춰서 시간관리를 한다는 뜻인데, 패션 디자이너의 시간관리법을 건축가가 그대로 적용한다면 같은 효과가 나올 수 있을까?

당신의 문제와 그 문제를 해결하는 법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당신이다. 또 시간관리는 시간을 잘 쓰지 못하는 문제를 파악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당신에게 최고의 시간관리 전문가는 바로 당신이라는 점을 항상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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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일을 미루는 이유

다들 한 번씩은 청소를 미뤄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것도 타당한 이유 없이 그저 '하기 싫어서'. 하지만 평소에 어떤 표정을 지었냐에 따라 나타나는 주름을 보면 알 수 있듯 인간의 습관을 언제나 우리의 생각보다 무서운 법이다. 청소를 미루는 경우는 조금 불쾌한 환경에서 살게 되는 것 외에는 딱히 문제가 될 게 없지만, 100억 원짜리 계약과 관련된 일을 미루는 경우에는 직장에서 해고될 수도 있다. 만약 당신이 대표인데도 이런 일을 미루고 있다면, 더 큰 손실을 보기 전에 어서 폐업신고를 하자.

그런데 우리 인간은 왜 논리적인 판단력이 있음에도,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역량이 되는데도 불구하고 일을 미룰까? 오늘은 한 번 이 문제에 대해서 깊게 파보자.

일할 때 우리의 심리

우선 일을 하거나, 계획대로 뭔가를 진행할 때 우리의 심리에 대해서 알아보자. 이때 인간의 심리에는 하나의 변수에 대해 둘의 심리가 작용하게 된다. 여기에는 먼저 논리적인 방식으로 일을 분배해 처리하려는 이성적인 심리가 있다. 또 쉬운 일, 재미있는 일만 하려고 하는 우리의 본능이 작용한다. 이때 둘의 승패를 가르는 데는 '데드라인'이라는 심리적인 요소가 작용한다. 홈쇼핑에서 괜히 우리의 이성적인 판단력을 설득한 뒤, '매진 임박'을 내세우는 게 아니다.

다들 감이 오겠지만, 데드라인이 임박하면 임박할수록 이성적인 심리가 더 강하게 작용하여 우리가 일을 하게 만들고, 데드라인이 멀면 멀수록 본능이 강하게 작용하여 우리가 일을 미루게 되는 것이다. 또한 이 '데드라인의 임박 기준'은 사람마다, 시기마다, 업무마다 달라진다.

예를 들어 3달 동안 진행되는 프로젝트가 있다면, 첫 두 달 동안은 일을 미루게 되고, 데드라인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자 시작하는 사람에게는 '30일 정도'가 이 프로젝트의 '데드라인 임박 기준'이 되는 셈이다. 당신의 평소 업무 흐름을 보고, 통상적으로 그 업무를 할 때의 임박 기준을 알아둔다면 당신이 원하는 대로 본인의 심리를 조작할 수 있다.

심리를 이용해 일을 제때 처리하는 방법

상술했듯이 우리가 일을 할 때는 두 개의 심리가 싸우게 되며, 이 싸움에서 이긴 쪽의 주장대로 우리는 행동한다. 따라서 일을 제때 하고 싶다면 이성적인 심리를 더 강하게 만들거나, 본능을 더 약하게 만들거나 - 둘 중 하나의 방법을 사용하면 된다. 이를 실생활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크게 두 가지의 방법을 쓸 수 있다: 일을 재밌고 쉽게 만들어서 본능을 자극하거나, 아니면 데드라인을 빠듯하게 잡아 이성을 자극하거나.

예를 들어 'ABC'라는 업무가 있다면 전자의 방식으로는 A, B, C로 쪼갠 뒤 각각의 과정을 완료할 때 휴식과 같은 심리적인 보상을 스스로에게 줄 수 있고, 후자의 방식으로는 당장 이틀 뒤로 데드라인을 잡고, 이성을 자극해 지금 당장 시작하도록 할 수 있다. 이때 전자와 후자 모두 '감정'이라는 요소를 이용한 시간관리라고 볼 수 있다. 일 자체에 대해 동기가 생겼든, 빠듯한 데드라인에 의한 압박감 때문이든 이성적인 판단을 실행하기 위해 감정을 이용했기 때문이다. 

시간관리는 곧 감정관리다

필자는 늘 시간은 유연하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힘들고 지칠 때는 2시간씩 걸리던 일에 동기가 부여되면 30분만에 끝나기도 하고, 열정적으로 취미를 즐기는 1시간은 10분처럼 느껴지기도 하며, 수술실 밖에서의 10분은 1시간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 사례들의 공통점은 모두 '감정'에 의해서 시간의 체감 길이가 달라졌다는 것이다.

이는 위에서 제시한 '심리를 이용한 시간관리'가 실제로 효과를 보인다는 증거로, 시간관리는 곧 감정관리라는 사실을 우리에게 알려준다. 감정관리를 하는 데 있어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독자들도 알다시피 '휴식'을 취하는 것이다.

필자의 경우 '글 쓰는 시간을 반으로 줄이는 방법 3가지'에서 본 글과 같은 포스팅 하나를 완성하는 데 1시간 가량이 걸린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이 블로그를 시작하고 나서부터는 이상하게 2시간, 3시간씩 걸려서 꽤 놀랐다. 하지만 며칠 전, 너무 피곤해서 평소에 6시간씩 자던 잠을 8시간 정도 자보니 글을 쓰는 속도가 다시 1시간 정도로 줄었다. 이전과 달라진 건 휴식을 더 취했다는 것 뿐이다.

 글 쓰는 시간을 반으로 줄이는 방법 3가지 (클릭)

less is more.

따라서 시간관리를 하는 가장 좋은 방법, 즉 당신의 효율을 올리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일을 덜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일을 덜 하는데 어떻게 더 많은 결과물이 나올 수 있냐는 반론을 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생각해보자. 주기적으로 점검과 관리를 받는 자동차도 언젠가는 고장나는데, 그 복잡도가 천문학적으로 높을 뿐 일종의 기계라고 볼 수 있는 인간의 몸에게 충분한 휴식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인간에게는 휴식이 필수적이다.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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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들은 왜 시간이 많을까?

당신은 'X'라는 치명적인 병에 감염되었다. 다행히 치료제가 개발되었지만, 그 가격은 당신의 한 달 수입이며, 완치는 불가능해서 매달 사서 먹어야 한다. 정리하자면, 당신의 한 달 수입 만큼 지출이 발생하기 시작하는 것이며, 이전의 생활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돈을 두 배로 벌어야 한다. 이때 당신은 돈을 더 벌기 위해서 어떻게 할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해 대다수의 사람들은 '돈을 버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쓸 것이다'고 대답한다. 야근으로 추가적인 수당을 받는 것, 일을 더 열심히 해서 성과급을 받는 것, 부업을 하는 것 모두 시간을 소요하는 일이다. 아마 이제쯤 '부자들을 다른 대답을 한다'는 류의 반전을 기대하고 있겠지만, 그들의 대답 역시 같다. 그래서 이 병에 걸린 모든 사람들이 하루에 몇 시간씩 더 일하기 시작했다. 이제 1년 뒤를 보자.

수많은 이들은 여전히 야근을 하거나, 성과급을 노리거나, 부업을 하는 데 추가적인 시간을 투입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부자들은 이제 1년 전, 'X'에 감염되기 전에 살던 인생을 그대로 살고 있을 것이다. 똑같이 수입을 2배로 늘렸는데 왜 누군가는 이를 유지하기 위해 계속 시간을 쓰며, 누군가는 시간을 더 이상 쓰지 않아도 수입이 유지될까? 이는 사실 시간의 문제가 아니라 돈을 버는 방법의 문제다.

'나는 돈을 위해 일한다' / 근로자, 자영업자

로버트 기요사키는 그의 책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에서 근로자, 자영업자, 기업가, 투자자 - 이렇게 돈을 버는 방법을 크게 4가지로 나눈 'ESBI'라는 컨셉을 제시했는데, 이 컨셉을 기반으로 시간과 부의 관계에 대해서 알아보자.

우선 근로자(Employed)를 보자. 이들은 매일 아침 출근을 하고 매일 저녁 퇴근을 하면서 '월급'이라는 가치를 위해 고용자에게 '시간'의 가치를 제공한다. 쉽게 말하자면, 남의 일을 대신 해주는 것이다. 물론 인간 한 명이 낼 수 있는 일의 효율, 그리고 그 효율을 발휘할 수 있는 시간의 양 모두 한계가 있기 때문에 근로자에게 부를 축척하는 건 어려운 일일 수밖에 없다. 또한 매달 나오는 월급, 즉 안락함에 익숙해져 있어서 이 안락함을 잃는 것에 두려움을 느낀다. 이 두려움에 의해 이들은 성실하게 일을 하고, 돈을 더 준다는 회사로 이직을 한다.

자영업자(Self-employed)의 경우 고용된 대상이 회사가 아니라 자기 자신이라는 점이 다르다. 이들은 본인만의 방식으로 일하며, 본인의 사업을 키우기 위해 매우 성실하게 일한다. 하지만 '매출'이라는 가치를 위해 '시간'이라는 가치를 제공한다는 점에서는 근로자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 또 어느 날, 갑자기 일을 하지 않으면 소득이 멈춘다는 점 또한 둘의 공통점이다.

이렇게 시간을 투입하지 않으면 멈추는 종류의 소득을 '활성 소득(Active Income)'이라고 부른다. 실질적으로 95% 이상의 사람들이 활성 소득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원하는 만큼의 부를 축척하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

'나를 위해 돈이 일한다' / 기업가, 투자자

이제 기업가(Big Business Owner)를 보자. 여기서 기업가는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기업을 갖고 있는 이들을 말한다. 이들은 본인을 위해 돈을 벌어주는 시스템을 소유하고 있으며, 이 시스템을 개선하는 데 모든 노력을 쏟는다. 또 이 시스템은 자동화되어 있어서, 기업가가 매일 출근하지 않아도 돈을 버는 데는 지장이 없다. 이들은 '시간'이라는 가치를 투입해서 돈을 버는 '시스템'을 구축하며, 이 '시스템'으로부터 '수익'이라는 가치를 창출한다. 또한 이 시스템의 규모에는 제한이 없어서 천문학적인 부를 축적하는 것도 가능하다.

투자자(Investor) 역시 마찬가지로 본인을 위해 돈을 자동적으로 벌어주는 자동화된 시스템이 있어서 매일 일하지 않아도 통장으로 돈이 들어오는 데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이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 '시간'이 아니라 '자본'을 투입하기 때문에 애초에 어느 정도의 규모가 되는 자본이 있어야 가능하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 중에는 이전에 사업을 통해 부유해진 사람들이 많다.

이렇게 시간을 투입하든, 투입하지 않든 상관없는 소득을 '수동 소득(Passive Income)'이라고 하는데, 이 수동 소득만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건 세계 인구의 5% 이내이다.

부자들처럼 여유롭게 살고 싶다면

당신이 돈을 버는 방법을 부자들처럼 바꿔야 한다. 근로자와 자영업자는 아무리 열심히 일한다고 해도, 돈을 버는 공식에 '시간'이 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의 양, 바꿔 말하면 벌 수 있는 돈의 규모에 본질적인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부자들은 부를 축척하는 데 '연봉'이 중요하지 않다고 하는 것이다. 정말로 연봉은 숫자일 뿐이다.

부를 축척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건 '수동 소득'이 당신의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다. 이 수동 소득을 만드는 건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당신이 누리고 있는 안락함을 포기하고 주식, 부동산 등의 자산에 투자하거나 사업을 시작하자. 그렇게 1,000원이라도 수동 소득이 생기기 시작한다면, 그 뒤의 과정은 정말 쉽다. 그 소득을 다시 당신의 시스템에 투자해주면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통장 잔고를 지켜보면 된다.

그렇게 부자가 된 당신은, 경제적, 시간적으로 모두 자유로운 삶을 살고 있을 것이다. 축하한다.

70 minutes, 1 hour


시간은 모든 재화의 결제 수단이다

돈, 명예, 성취감... 수많은 이들이 갖고 싶어하는 것으로, 3가지 모두 얻을 수도 있고, 잃을 수도 있으며, 누군가와 주고 받을 수 있는 재화의 성질을 띈다. 그런데 우리는 왜 이 '재화'에 대한 욕구를 갖고 있을까?

우리는 흔히 시간이 돈이라고 말한다. 이는 역사적으로 증명된 상식이며, 돈 뿐만 아니라 모든 '재화'는 시간을 투입함에 따라 얻을 수 있다. 다만 우리가 항상 놓치고 있는 시간의 기능이 있다. 바로 '재화'를 이용해서 혜택을 볼 수 있게 해주는 것. 만약에 어떤 악마가 당신의 계좌에 1,000억 원을 입금해주는 대신, 정확히 24시간 뒤에 심장마비로 죽이는 거래를 제안한다면 당신은 받아들이겠는가?

여기서 대다수의 독자들은 거절했을 것이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그 돈을 이용해서 어떤 혜택이든 보고 싶다면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시간은 모든 재화의 결제 수단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사례를 통해 알아보자.

돈의 결제 수단, 시간

만약 당신이 위의 거래에서 돈을 선택했고, 100억 원대의 수퍼카를 산다고 치자. 이때 당신이 수퍼카를 구매함으로서 해결하고 싶은 니즈는 무엇인가? 수퍼카를 소유하고 있다는 자신감, 수퍼카를 운전하는 경험, 주변인들로부터 받는 평가... 이렇게 수퍼카로 인해서 '얻을 수 있는 혜택' 때문에 사는 것이지, 수퍼카 그 자체를 위해서 사는 것이 아니다.

Lykan HyperSportW 모터스의 100억 원대 수퍼카, Lykan HyperSport

위의 시나리오대로 정말 24시간 밖에 이런 혜택을 누리지 못한다면, 당신은 '수퍼카'라는 상품이 내재하고 있는 가치를 100% 뽑아내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돈으로 구매한 상품으로 인해 누릴 수 있는 모든 혜택을 온전히 보고 싶다면, 그걸 할 만큼의 시간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생각해보자. 슈퍼카를 소유하고 있다는 자신감을 누리기 위해서도 시간이 필요하며, 수퍼카를 운전하는 경험을 즐기기 위해서도 시간이 필요하며, 무엇보다 주변인들로부터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가장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수퍼카를 사기 위한 돈의 결제는 이미 끝났지만, 그 수퍼카로부터 혜택을 누리기 위한 시간의 결제는 현재진행형이다. 즉, 어떻게 보자면 돈으로 수퍼카를 구매한 첫번째 결제가 아직 끝나지 않은 것과 같다. 당신이 원하던 상품은 이미 결제됬지만, 그 상품으로부터 궁극적으로 원하던 혜택들은 아직 결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즉, 시간은 돈의 결제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명예의 결제 수단, 시간

최근 입대 연기 의혹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지드래곤. 그는 작년에 월드 투어를 진행한 바 있는데, 북미 8개 도시에서만 티켓 판매로만 800만 달러의 수익을 냈고, 투어를 다니는 동안 그의 콘서트에는 총 48만여 명의 관객이 자리했다. GD를 비롯한 모든 탑스타들은 이런 천문학적인 인기와 명예를 누리고, 그 인기로부터 유형, 무형의 각종 혜택들을 보고 있다.

여기서 GD는 본인의 '인기'를 이용하여 '수익'이라는 가치를 창출했다. 물론 이렇게 수익을 창출하는 과정에서도 시간이 필요하다. 시간이 없는데 어떻게 음악을 제작하고, 그 음악을 발매하고, 그 음악으로 콘서트를 하고, 월드 투어를 다니겠는가? 만약 GD에게 시간이 없다면 본인의 인기를 '인기 그 자체'로만 즐길 수 있는데, 생각해보자. 당신이라면 팬들을 만나서 직접 확인할 수 조차 없는 인기를 그저 갖고 있는 것에 의미를 느끼겠는가? 

따라서 본인의 명예에 조금이라도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면 그 명에를 통해 가치를 창출해야 하는데, 명예를 통해 유형의 가치든, 무형의 가치든 얻어내고 싶다면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즉, 시간은 명예의 결제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성취감의 결제 수단, 시간

느끼기 힘들겠지만, 성취감 역시 돈, 명예와 마찬가지로 일종의 '재화'적인 성질을 갖고 있다. 본인의 일을 끝냈을 경우 성취감을 얻을 수 있고, 일을 끝내지 못했을 경우 이전의 성공으로 얻었던 성취감을 잃을 수 있고, 누군가와 경쟁 중에 있다면 나의 성취감 상승은 상대의 성취감 하락으로 이어지니 성취감이라는 가치를 이동시키는 것 또한 가능하다.

또, 무엇보다 재화의 핵심적인 기능인 '다른 가치로의 교환'이 가능하다. 필자의 경우 블로그 포스팅을 쓰면서 힘들 때마다 온라인 마케팅을 이용해 첫 수익을 올린 날의 성취감을 떠올리며 동기 부여, 즉 정신적 에너지를 받는다. 이때 필자는 '성취감'이라는 재화를 이용하여 '정신적 에너지'라는 가치를 창출한 것이며, 이 과정을 성취감의 결제라고 할 수 있다. 실질적으로 새로운 목표를 이루는 데 도움이 되는 건 성취감 그 자체가 아니라 성취감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동기 부여'이기 때문이다.

즉, 시간은 성취감의 결제 수간이라고 할 수 있다.

아무튼 시간은 소중하다

시간은 모든 재화의 결제 수단으로, 우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 양이 한정되어 있다는 한계가 있다. 또한 모든 이들에게서 일정한 속도로 깎여나가는 게 시간이므로 아껴 쓰는 것 또한 불가능하며,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오직 그 시간을 최대한 잘 활용하는 것밖에 없다.

명심하자. 시간관리는 시간의 흐름을 관리하는 것도, 시간의 씀씀이를 조절하는 것도 아니며, '그 시간 동안 내가 무엇을 할 것인가?', 즉 우리의 의지를 관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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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으로 시간을 사는 방법

필자는 이 블로그의 첫 글에서 돈으로 시간을 살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필자의 의견만이 아니라 수많은 이들의 입을 통해 통용되는 상식으로, 시간을 소중히 쓰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그러나 사실 돈으로 시간을 살 방법은 존재한다. 뭔가를 산다는 건 그에 준하는 대가를 지불하는 대신 상품을 얻는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은 이 잘못된 상식을 한 번 깨보자.

 첫 글: 돈과 시간, 당신은 어느 쪽이 중요한가? (클릭)

보험은 왜 탄생했을까?           

12세기의 제노바에서는 해상 무역이 발달하며 보험의 필요성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해상 무역을 하던 상인들에게는 도중에 배가 표류되어 집에 돌아오지 못할 경우 남겨진 가족들에게 가장이 없어진다는 상당한 리스크가 있었다. 초창기의 보험은 선원들이 돌아오지 못할 경우 남겨진 가족들에게 보상금을 지급하여 앞으로 살아갈 자본을 주는 형태로 가장이 없어지는 경제적인 리스크를 회피할 수 있게 해줘 인기를 끌었다.

또 1666년에 푸딩 레인의 한 빵집에서 불이 나 그게 번지고 번져서 런던의 80%를 전소시킨, 이른바 런던 대화재가 발생했다. 당시의 소방 시스템은 국영이 아니라 민영이었는데, 해당 빵집이 소방 시스템에 출자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아무도 출동하지 않아서 초기 진압에 실패한 것이다. 이 사건을 기점으로 영국에서는 제대로 된 소방 시스템이 갖추어지고, 화재보험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렇게 시작된 보험업계는 점차 보장해주는 분야를 넓혀나갔고, 그렇게 오늘날의 다양한 보험 상품이 탄생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수만 개 다양한 보험 상품에서는 한 가지의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모두 피보험자의 리스크 회피를 위함이라는 점이다. 많은 이들이 착각하는 부분이지만, 보험의 목적은 사고가 날 경우 단순히 돈을 받는 데 아니라 예측할 수 없는 사고에 따르는 예측 불가능한 비용을 매달 내는 정해진 비용으로 바꿔주는 데 있다.

돈으로 시간을 사는 방법

보험은 리스크 회피를 위한 상품이다. 따라서 그 리스크가 발생할 시에는 수익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하는데, 이때 그 금액은 해당되는 리스크가 발생함에 따라 피보험자가 입는 손실을 감안해서 산정된다. 예를 들어 한 가장이 사고를 당해서 1년 간 노동능력을 완전히 상실하게 된다면, 그 동안의 치료비와 가족의 생활비를 커버할 수 있을 만큼의 금액을 보상해주는 식이다. 그런데 이게 왜 시간을 벌어주는 건가?

이 질문에 답하기 전에 우선 위의 예시와 반대로 그 가장이 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았을 경우를 생각해보자. 한 가장이 사고를 당해서 1년 간 노동능력을 완전히 상실하게 된다. 이제 그 가족의 주 수입원이 끊겼으니 치료비와 생활비 모두 사고가 나기 전 까지 갖고 있던 돈으로 충당해야 하며, 만약 부족하다면 가족 구성원 중 누군가는 시간을 투입해서 돈을 벌어야 한다. 또 그 가족 구성원의 평소 역할을 다른 구성원이 맡아서 해야 하기 때문에 또 시간이 허비된다.

가입되어 있을 때와 가입되어있지 않았을 때 - 위의 두 예시에서 알 수 있는 이 둘의 차이는 '시간을 잃느냐?', 그리고 '평소에 돈을 내느냐?'의 여부로, 위쪽 사례를 전반적으로 보면 돈을 내고 시간을 번 꼴이 된다. 즉, 시간을 산 것이다.

하지만...

정말 편의점에서 김밥을 사듯 돈으로 시간을 샀다고 말하기는 좀 애매하다. 우선 '내가 원할 때'가 아니라 '내게 사고가 발생했고, 그에 해당되는 보험에 가입되어 있을 때'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치 기업들의 손실방어팀 같은 꼴이다. 이들에게는 손실을 최소화하는 게 곧 업무 성과인데, 애초에 방어할 손실이 있어야 성과를 낼 수 있다. 그렇다면 보험으로 시간을 사는 개념도 일종의 '손실 방어'가 아닌가?

사실 비용을 줄여주는 '손실 방어'라기보다는 단순히 시간적 비용을 금전적 비용으로 옮겨주는 '비용 이전'의 개념에 가깝다. 즉, 단순하게 p만큼 돈을 내면 t만큼 시간을 얻을 방법은 없다는 뜻이다. 따라서 이 방법을 알았다고 해도 여전히 당신의 시간은 제한되어 있으며, 이를 소중히 여길 필요성 역시 없어지지 않았다. 시간을 사는 건 아주 특수한 경우에만 가능하며, 그의 한도 역시 무제한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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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1시간'과 '저녁 1시간'의 차이

7,530원. 대한민국 노동 시장에서 '1시간'의 노동을 제공했을 때 얻는 최소한의 가치, 즉 최저임금이다. 하지만 이는 근로자의 경력, 가족관계, 업무 시간대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산정된 일률적인 가치로, 모든 근로자에게 적합한 수치라고 말할 수 없다. 물론 대한민국의 모든 노동 공급자를 조사한 뒤 개별적인 최저임금을 부여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니 '근로자'와 관련된 요소를 무시한다고 해도 한 가지 의문이 남는다. 일을 끝내는 데 있어 치명적인 요소가 될 수도 있는 '업무의 시간대'에 따라서는 왜 차별을 두지 않았을까?

정말 '아침 1시간'과 '저녁 1시간'의 가치가 같아서 그런 걸까? 이 질문을 답하기 전에 먼저 시간의 가치에 영향을 주는 변수들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다. 독자들 모두 재밌는 일을 할 때는 언제 시작했냐는 듯 시간이 스쳐 지나가고, 지루한 일을 할 때는 시간이 고체가 되어버리는 경험을 해봤을 것이다. 이때 둘의 차이는 그 일을 얼마나 즐기느냐, 즉 그 일에 대한 몰입도다. 따라서 시간의 가치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요소인 일의 몰입도를 중심으로 '아침 1시간'과 '저녁 1시간'의 차이에 대해서 알아보자.

하루 중 정신이 가장 맑을 때, 아침

인간은 완벽하지 않다. 그 인간들이 만든 물건 역시 완벽할 수 없다. 그 물건들을 이용해 인간들이 만든 사회 역시 완벽할 수 없다. 당신은 그런 사회 속에서 살고 있다. 따라서 당신의 하루 일과 역시 완벽할 수 없다. 작게 꼬이든, 크게 꼬이든, 왼쪽으로 꼬이든, 오른쪽으로 꼬이든, 일찍 꼬이든, 늦게 꼬이든 일단 시작된 당신의 하루 일과는 어떻게든 꼬이게 되어있다.

하지만 그 꼬임이 시작되기도 전의 시간, 즉 아침이라면 어떨까? 고속도로가 사고로 정체되기 전, 지각해서 잔소리 듣기 에, 사이가 좋지 않은 동료와 싸우기 전의 시간 말이다. 이런 시간에 일을 한다면 마치 현실에서 벗어난 듯한 몰입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잠시 사회로부터 격리된 것과 크게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다. 사회가 7시에 일어나서 일과를 시작하는데, 당신이 6시에 일어난다면 당신은 1시간 동안 사회로부터 격리되는 셈이다.

그러나 장점만 가진 존재는 없듯이 아침 시간에도 본질적인 단점이 하나 있다. 바로 시간이 촉박하다는 것. 아직 하루를 끝내기는 커녕 시작도 하지 않았으니 당신은 곧 당신이 할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한 세션이 아무리 길어봐야 3-4시간을 넘기는 힘들다. 데드라인이 오전까지인 일을 당일 아침에 해보면 그 심장 쫄깃한 기분을 느껴볼 수 있다. 아침 시간이 20분밖에 안 남았는데 포스팅의 반도 못 썼을 때 그런 기분 말이다. (어제의 경험담이다...)

모든 게 끝나고 시간이 여유로운 저녁

인류는 20만 년 동안 사냥을 하고, 농사를 짓는 머리 좀 쓸 줄 아는 털복숭이였지만, 이어진 20세기 동안은 쇼핑을 하고, 도시를 짓는 천재적인 종족이 됬다. 그 이유는 다름아닌 '사회적 안정'이라고 볼 수 있다. 농경 사회가 발전하기 시작하면서, 1차적인 욕구인 '먹는 것'이 해결되자 인류는 그 이상의 고차원적인 욕구들을 꿈꾸게 되며 2,000년 간의 경이로운 역사를 쓰기 시작했다.

이제 당신의 하루는 끝났다고 치자. 매우 잘 풀렸든, 어느 정도 꼬였든, 많이 꼬였든 일단 오늘의 일과는 끝난 것이며, 일단 남아있는 '오늘' 동안에는 여유로울 수 있다. 당신도 '하루를 살아간다'는 1차적인 목표를 달성했으니 이제 자기개발을 하든, 부업을 하든 경이로운 생산성의 역사를 써보자.

물론 저녁 시간이라고 여유롭기만 한 건 아니다. 졸립다. 저녁을 먹고 난 뒤 서서히 몰려오는 졸음이 하루 종일 축척된 피로와 합쳐져 졸림이 최고점을 찍는 때가 바로 저녁이기 떄문이다. 졸음과 몰입도는 반비례한다는 것, 즉 졸리면 일에 몰입되기 힘들다는 것을 감안하면 아침 시간에 비해 가치가 조금 낮을 수는 있겠지만, 그만큼 졸음을 잘 통제할 수 있다면 아침보다 더 가치있는 시간이 될 수도 있다. 또, 잠깐만 졸음을 참으면 2-3시간 정도의 자유 시간이 생긴다는 메리트를 생각하면 해볼 만한 싸움이 아닌가?

그렇다면 언제 뭘 해야 되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필자의 여느 글이 그렇듯 case by case다. 아침과 저녁 모두 하루 전체의 관점에서 보면 가장 집중이 잘 되는 시간대이고, 본인의 의지력에 따라 둘의 가치 차이가 멀어질 수도, 좁아질 수도 있으니 결국 본인이 '어떻게 이 두 시간대를 활용하냐'의 문제다.

운동이나 데드라인이 많이 남은 장기 프로젝트 등 지금 당장 끊겨도 문제가 되지 않은 일, 또는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예상하기 쉬운 일은 아침 시간을 이용하자. 또 글쓰기, 방 대청소 등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예상하기 어렵거나 도중에 워크플로우가 끊기면 효율이나 품질 - 둘 중 하나는 떨어지는 일이면 데드라인이 없는 저녁 시간을 이용하자.

오늘 알아봤듯이 시간은 양 뿐만 아니라 시간대에 따라서도 그 시간에 뭘 하는 게 가장 효율적인지가 달라진다. 당신의  소중한 시간, 현명하게 잘 관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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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정신과 밤샘작업, 어느 쪽이 효율적일까?

데드라인이 이틀 뒤인데 아직 반도 완성하지 못했을 때 우리는 늘 고민하게 된다. 자고 일어나서 하는 게 효율적일까, 아니면 지금 온갖 각성제를 들이키며 버티는 게 효율적일까? 우선 당신이 지금 당장 저런 상황이라면 이 글을 읽을 시간에 작업하는 게 100배는 효율적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case by case다.

신체적인 피로를 감수하더라도 한 세션 내에 최대한 끝내는 게 효율적인 일도 있고, 무조건 맨정신으로 하는 게 효율적인 일도 있기 때문이다. 또 개개인에 따라 같은 상황에서도 다른 경우에 해당될 수 있는 만큼 획일적인 결론을 내는 게 불가능한 주제임은 분명하다. 이제 전자가 유리한 경우, 그리고 후자가 유리한 경우 - 이렇게 2가지 입장에서 효율이라는 녀석을 분석해보자.

자고 일어나는 게 더 효율적이다

Red Bull gives you wings.

에너지 드링크인 '레드불'은 당신에게 날개를 달아준다는 뜻의 카피다. 그만큼 쎈 각성제라는 걸 알려주는 문구지만, 이 레드불을 포함하는 모든 각성제에게는 본질적인 한계가 있다. 바로 '피로를 없애주는 것'이 아니라 '못 느끼게 해주는 것'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각성 효과가 사라지고 나면 한계 이상으로 사용된 몸이 내뱉는 신호들이 다시 느껴지기 시작하고, 졸음이 밀려올 것이다. 계속 각성제를 먹는다고 해도 언젠가는 이 졸음이 당신의 통제력 이상으로 커질 것이고, 깨어보면 이미 데드라인이 지났을 것이다.

또, 각성제로 깨어있는 것과 진짜 깨어있는 것은 다르다. 잘 잔 상태에서 일어났을 때는 '상쾌함, 개운함'등의 단어가 떠오르지만, 각성제로 깨어있을 때는 좀비가 된 기분이다. 집중력도, 판단력도 흐려진 나를 각성제라는 침입자가 조종해 잠을 못 자게 하는 그런 느낌으로,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느낌이다.

특히 신체적인 부분이 크게 작용하는 일일수록 내 몸 자체의 기력, 즉 컨디션이 중요하다. 운동의 경우는 도핑의 개념으로 각성제를 쓸 때도 있는데, 이때는 잠이 와서 쓰는 게 아니라 기력을 늘리려고 쓰는 것이라는 걸 명심하자. 이 컨디션이 중요한 분야로는 대표적으로 악기 연주를 들 수 있다 . 특히 피아노의 경우 쳐본 독자들은 알겠지만 상반신 전체의 관성을 이용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많이 힘들다. 또 프레젠테이션을 해야 한다면 꼭 컨디션 관리를 하자. 자연산 목소리인지 각성제 목소리인지 들으면 다 안다.

아니다, 버티는 게 더 효율적이다

자고 일어나면 머릿속이 하얘진다. 어제 작업하던 내용이 뭔지도 생각이 나질 않고, 컴퓨터를 뒤져봐야 조금씩 감이 잡히기 시작한다. 이건 필자의 블로그 운영 경험담이지만, 당신이 어떤 프로젝트를 하고 있든, 무슨 목적으로 하고 있든, 어떤 방식으로 하고 있든 자고 일어나면 전날의 진행 상황을 잊는다는 점에는 공감할 것이다.

우리는 글을 읽을 때 문장을 보지 않고 맥락을 본다. 필자가 지어낸 거 맞다. 맥락은 정말 중요하다.

따라서 글을 쓸 때도 독자의 입장에서 읽으며 맥락을 살펴봐야 한다. 하지만 정작 본인도 맥락이 끊기면서 글의 끊긴 맥락을 이어붙이는 수술을 성공해낼 수 있을까? 제품의 품질이 중요할수록 그걸 만드는 사람의 컨디션 관리가 중요하다는 건 상식이지만, 글의 경우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 밤샘작업으로 잃는 컨디션을 끊어지지 않는 자연스러운 맥락이 상쇄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코딩을 하는 것도 컴퓨터의 언어로 글을 쓰는 과정이기 때문에 역시 맥락이 중요하다. 따라서 최대한 한 세션을 길게 잡는 게 효율적이긴 하지만, 글쓰기 세션같이 오래 끌지는 말자. 졸린 인간은 오타생성기와 다를 게 없으며, 세미콜론(; - 대부분의 프로그래밍 언어에서 마침표 역할을 하는 기호) 하나 없다고 오류 몇천개가 뜨는 만큼 적당히 하는 게 정신건강에 이롭다.

이 두 가지 외에도 맥락이 전반적인 품질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결과물을 만들고 있다면 어서 레드불을 마시자. 꼭 레드불 아니어도 된다. 광고 아니다.

효율은 '어떻게 한다'고 무조건 나오는 게 아니다

다만 위에서 '어떻게 하는 게 좋다'고 쓴 분야들에서도 반대로 하는 게 더 효율적인 독자들도 있을 수 있다. 필자가 괜히 효율은 케바케라는 점을 서론부터 강조한 게 아니다. 효율이라는 녀석은 변수가 너무나도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변수들의 방향은 모두 일정하며, 그 방향은 자신의 일을 즐기는 것이다. 생각해보자. 성공적인 CEO 중에서 사업하는 걸 즐기지 않는 사람을, 탑스타 중에서 주목받는 걸 즐기지 않는 사람을 본 적이 있는가?

당신의 일을 즐겨라. 그러면 더 많은 일이 하고 싶어질 것이고, 한정된 시간 안에 더 많은 일을 하고 싶다면 당신은 이미 납골당으로 간 효율까지 되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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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과 시간, 당신은 어느 쪽이 중요한가?

나이 50세에 순 자산 100억 원, 그리고 나이 20세에 순 자산 100만 원 - 당신이라면 어느 쪽 인생을 택하겠는가? 전자를 골랐다면 당신은 돈을, 후자를 골랐다면 당신은 시간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다. 매우 간단하게 누군가의 가치관을 알아볼 수 있는 질문인데, 여기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빠지는 함정이 있다.

전자를 생각했다면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당신은 '돈' 그 자체가 좋은 것인가, 아니면 돈으로 누릴 수 있는 혜택들, 즉 '그 돈의 가치'가 좋은 것인가? 순수하게 돈 그 자체가 좋다면 필자도 딱히 할 말이 없다. 다만 그 돈으로 누릴 수 있는 혜택 때문에 100억 원의 인생을 고른 독자들에게는 이 말이 하고 싶다. 당신이 그 100억 원으로 슈퍼카와 200평짜리 명품 주택을 산다고 치자. 그 새로운 삶을 언제까지 즐길 수 있을까? 이제 '백세 시대'라고 하니 100세까지 산다고 치면 남은 수명은 50년이다. 하지만 남은 건강 수명, 즉 행복하게 제 2의 인생을 보낼 수 있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당신이 평생 운동선수 급의 건강관리를 했다면 큰 무리없이 50년의 대부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외의 사람들은 고작 몇십년밖에 즐기지 못하고 질병으로 고생하거나 세상을 떠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돈과 시간, 어느 쪽을 가진 사람이 결국 더 행복한 삶을 살까? 이 질문을 답하려면 먼저 돈과 시간의 차이점에 대해 알아야 한다.

확실성의 빛과 그림자

자기앞수표, 금 일백억 원 정. 이 종이조각을 들고 은행에 가면 정확히 10,000,000,000원을 통장에 넣어줄 것이다. 당신이 그 돈을 굴려서 110억이 되었다면 그 가치는 증가했지만, 그건 '당신의 판단력'으로 가치를 10억원 올린 것이지 100억원 짜리 수표가 110억원의 가치를 지닌 게 아닌 것이다. 즉, 현금에는 '확실성'이 존재한다. 정부가 만 원권 지폐에 만 원이라는 가치를 보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시간의 경우는 어떨까?

A, B - 이 두 사람은 각각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 그리고 삼성전자 직원으로, 둘 모두 똑같은 '1시간' 만큼 일을 했다. 하지만 일한 것에 대한 대가로 이들이 받을 돈은 각각 7,530원, 56,111원으로 같지 않다. A의 한 시간과 B의 한 시간 - 이 둘은 사회적으로 평가받는 가치가 다르다는 뜻이다. 즉, 시간에는 '확실성'이 존재하지 않는다. 사회로부터 돈 등의 혜택을 받고 싶다면 나도 내 시간을 투자함으로서 사회에 가치를 제공해야 하는데, 그 가치를 평가하는 건 내가 아니라 사회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돈과 시간은 확실성에서 그 차이가 들어나는데, 이는 최소의 가치를 보장하는 바닥으로도, 최대의 가치를 제한하는 지붕으로도 작용하는 성질이다. 이 말이 무슨 뜻인지에 대해서 설명하겠다.

위에서 언급한 A, B의 사례를 보자. 이 둘에게 임금으로 돈 대신 시간을 준다는 제안을 했을 때, 이를 받아들일 확률은 어느 쪽이 높을지 생각해보자. A는 한 시간동안 평소의 500% 이상으로 일을 해도 최소임금밖에 받지 못하므로, 임금을 시간으로 받는 건 의미가 없다. 따라서 A에게는 돈의 확실성이 바닥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B의 경우는 성과를 많이 올릴수록 더 많은 인센티브를 받기에 시간으로 임금을 받는 건 노려볼 만한 기회다. 따라서 B에게는 돈의 확실성이 지붕으로 작용하고 있다. 즉, A는 시간으로 돈을 벌고, B는 시간으로 시간을 버는 셈이다.

시간은 줄기세포와 같다

지금 '부익부 빈익빈'이 생각나는 건 당신만이 아니다. 이는 자본이 많은 쪽으로 자본이 몰리는 현상을 표현한 격언인데, '자본'에만 해당되는 일이 아니다. 돈으로 돈을 벌 수 있듯이, 지식으로도 지식을 벌 수 있으며, 심지어 인맥으로도 더 많은 인맥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시간에는 이게 적용되지 않는다. 위에서는 시간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재화라는 가정 하에 썼으며, 이 컨셉을 다룬 영화 '인 타임'을 보면 그런 세상을 잠시나마 경험해볼 수 있다.

하지만 시간에는 다른 재화들에게는 없는 다른 장점이 있다. 바로 다른 어떠한 재화로도 바뀔 수 있는 '줄기세포'와 같다는 점이다. 시간으로 시간을 벌 수는 없지만 돈, 노동력, 지식, 포만감, 사랑, 행복, 성취감 등 수많은 것들을 벌 수 있다. 또한 줄기세포와 마찬가지로 구하는 게 매우 어려우며, 한 번 진화한 세포를 절대로 되돌릴 수 없다. '시간은 돈이다'는 격언은 명언으로 인정받은 지 오래이며, 100% 맞는 말이니 가훈으로 삼도록 하자. 하지만 그 반대로 '돈은 시간이다'는 말은 100% 틀렸다는 사실을 절대로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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